생각 기록하자

KES 한국전자전 - coex, 방문 후 느낀 점 기록

wy-family 2024. 10. 31. 21:29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다보니, 스타트업을 운영 중인 친구에게 상담을 요청했었다.

그 친구는, 크게 2가지 이야기를 강조했다.

일단, 교육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에 빨리 스스로 어떤 개발을 시작해서 끝맺음을 해보라고.

그리고 기회가 되면, 박람회에 가보라고.

그리고나서 박람회를 찾아보고 가장 빠르게 다녀올 수 있는 걸 찾아서 다녀왔다.

첫번째로 느낀 건, 이렇게나 많은 기업들이 있었구나 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당연히, 그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

박람회는 매우 활기차보였다.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느끼는 감정이겠지만, 나도 저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라는 것.

나는 근데 박람회에 간 목적이 있었다.

내가 관심있는 분야와 관련된 부스에 가서, 어떤 기술이 쓰였는지,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내가 가진 기술 또는 내가 앞으로 익힐 기술이 어떻게 쓰일 수 있을지 등등 진로에 대한 고민을 혼자서 하는게 아니라 실제로 관심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해보기 위한 것이 나의 가장 큰 목적이었다. 그런데,,,

나는 박람회에 이렇게나 많은 단체 관람객이 왔을 줄 몰랐다. 그리고 나처럼, 아무런 소속이 아닌 사람이 혼자서 온 사람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모두가 대부분 어느 학교 소속이거나, 어느 회사 소속이거나, 최소 2명이상이 짝을 지어 다니고 있었다.

다음에 갈 때는, 나의 정체성을 어필하기 위해서 나도 뭔가 입력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냥, '무' 라고만 썼다... ㅋㅋㅋㅋㅋㅋ

계속 둘러보고 있는데, 선뜻 말을 걸어볼 수가 없었다. 되게, 되게, 말을 걸어보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꽤 초반에는 그냥 둘러보기만 하고 내가 원하는 부스의 위치만 파악하고 있었다. '이따가 다시 와서 대화 해봐야지..'

그러다가, 처음으로 대화를 걸어보고 싶었던 곳은, AI 기술로 영상 화질 개선 알고리즘을 선보이고 있었던 곳이다. AI 엔지니어가 부스에 있었기 때문에, "제가 AI 엔지니어링 과정을 학습하려고 한다" 라는 식으로 대화를 시작해볼 수 있었다. 어떤 기술이 쓰였는지, 어떤 식으로 요즘은 일하는건지, 그리고 chatGPT를 어떤식으로 활용하고 있는지 등등 여러 가지 하고 계신 업에 대한 질문을 했다. 그리고 대화를 하면서 느끼신 건지, 내가 AI 라는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걸 깨달으신건지, 되게 이해하기 쉬운 용어들로 설명을 해주셨다. 되게 감사했다.

그리고 chatGPT에게 대체된다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의 걱정과 불안에 대한 질문도 했다. 회사에서 일이라는 걸 해보면 사라질 생각들이, 나는 아직도 나를 괴롭히곤 한다. 아무튼, 나는 그 분의 대답을 간단하게 정리해보겠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개발이 되고 나면, 그걸로 끝이 아니다. 유지, 보수, 개선, 오류 발생 대처 등등 완벽한 제품과 서비스라는 건 없고, 추후에 계속 손을 봐야 하는게 모든 영역이 그럴 것. chatGPT가 완벽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줄 수도 없을 뿐더러, 아직까지는 추후에 발생하는 것에 대한 action 을 해주는 건 아니다. 그리고, 고객들에게 제품 서비스가 가려면, 범용적으로 만드는게 아니라 굉장히 맞춤화된, 정교하게 손보아서 선보여야 하는데, 아직까지 AI 라는 건 범용적인 걸 잘하긴 하는데 실제 제품으로 쓸 수는 없는 것들이 많다고 함.

아, 그리고 이런 말도 했다. 코드가 몇천, 몇만 줄이 필요한데, AI가 그걸 다 짜주지 않는다. 그래서 AI가 짜주는 몇십줄 정도까지는 복사붙여넣기를 할 수는 있겠지만 절대로 전부를 대체할 수는 없다. chatGPT를 사용한다고 했는데, chatGPT가 짜준 코드를 보고 이해를 할 수 없으면 복사붙여넣기를 했다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때문에, 이해할 수 없는 코드를 알려주면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함. 본인은 그런데, 다른 직원들 중에는 일부, 아무 생각없이 복사붙여넣기 해놓고 "잘 돌아가네" 하는 사람도 있다곤 한다. 근데, 회사 일은 대학교 프로젝트 같은게 아니기 때문에, 최종 제출하고 끝, 땡. 이런게 아니니까.

그리고 우리FISA 커리큘럼에 대해서 그 AI 엔지니어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이런 부트캠프가 있는데, 커리큘럼은 이렇다, 혹시 어떻게 생각하냐. AI 기술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다 배우게 되는 프로그램인 것 같아서 좋아보인다고 했다. AI 엔지니어도 그 종류가 다양하니, 아마 개론처럼 모든 과목 수업을 다 듣고 난 뒤에 본인이 전문적으로 하는 분야는 각자 다르지 않겠냐고 하셨다. 일단 커리큘럼은 굉장히 좋아보인다고 하심.

그 다음으로 갔던 부스는, LPU 라는 칩을 만드는 회사였다. LLM 이라고 하는 거대 언어 모델이 더 빠르게 답을 생성할 수 있도록 해주는 칩, LPU 라는 걸 만드는 회사라고 했다. CPU, GPU, NPU가 아닌 LPU 라고 했다. 나는 chatGPT를 유료 결제해서 사용하고 있다. 그 회사에서 보여준 제품은 메타의 라마에 적용된 것이어서 나는 오늘 처음으로 라마의 생성형 AI 챗봇에게 질문을 던져볼 수 있었다. 근데, 나처럼 노트북에서 chatGPT를 자주 사용해본 사람은 한 방에 느낄 수 있는 속도 차이를 보여줬다. 생성되는 속도가 진짜 빠른건 인정.

나와 대화를 나누어주신 분은, 원래는 소프트웨어쪽에서 일을 하던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소프트웨어쪽에서 하드웨어쪽으로 넘어오게 되었고, 본인도 기존에 하던 일과 많이 다른 일이라서 요즘도 매일 매일 공부를 하고 있다고 했다. 내가 수학 가르치는 일을 했다고 했더니, 수학을 잘 하면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가 좋지 않겠냐고 나를 격려해줬다. 그리고 내 나이 31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며, 신입 중에 아이가 있던 사람도 있었냐고 물어봤다. 근데, 그 사람이 딱 이렇게 이야기했다. "나이가 아무리 많고, 아이가 몇명이 있든 간에, 기술에 대한 실력을 보여주면, 문제 없을 것" 이라고 했다. 너무 맞는 말..ㅋㅋ 이 분도 마찬가지로 나를 응원해주고 격려해줬다. 특히, 생각보다 자기들 부스에 와서, 말을 걸어주는 사람이 잘 없어서 내가 반가웠다고 한다. 대기업 부스나 중견기업의 부스에는 사람들이 많은데, 스타트업의 기업들에는 사람들이 큰 관심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토로하는 것 같았다. 내가 관람하면서 보기에도, 대기업 부스랑 중견기업 부스에는 학생들도 많고 회사 소속으로 온 사람들도 많다.

원익IPS 라고 반도체 회사에 가서도 질문을 해봤다. "방금 LPU 라는 걸 만드는 회사를 들렸다왔는데, CPU, GPU, NPU 등 무언가가 빠지고 새로운 칩이 들어가야 할텐데, 호환이 되는데에는 문제가 없는것인가?", "AI 라는 것이 모든 산업 분야에 다 적용되고 있다는 듯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어떤 AI 기술이 쓰이고 있는가?" 등의 질문을 던졌다. 내가 실제로 궁금한 것들을 말이다.

그런데,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첫번째 질문에는, 호환이 대부분 되는거고, 호환이 되도록 돕는 무언가가 있다고 했는데 전문 용어라 내가 기억을 못 한다. 사실 진짜 의외였던 건 두번째 질문이다. 본인들의 회사에서는 AI 반도체를 만들고 있지 않아서 적절한 대답을 드리지 못 하겠다고 했다. 나는, 모든 회사가 AI 라는 기술이 쓰인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가 않는 것 같다. 너무 과장된 기사를 본게 아닌가 싶다.

그 다음으로 갔던 곳은, 프랑스에 본사가 있으면서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한국 없고) 지사가 있는 보안 기업이었다. 아내가 네트워크 보안에 관심이 있어서 지금 열심히 공부 중이다. 그래서 아내 생각이 나서 보안 회사라고 하니 흥미가 가서 갔는데, 솔직히 설명을 들어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근데, 그 부스에 있던 사람은 싱가포르와 한국의 세일즈를 담당하는 임원이라고 명함에 적혀있었다. 그리고 나에게 영어로 물어봐서 정확한 뜻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의 아내를 싱가포르 지사로 보내는 걸 승인하겠냐?" 라고 물어보길래 사실 뭐라 할말이 없어서 하하하하 웃고 팜플렛만 받아서 나왔다. 아내에게 줄 팜플렛을 얻었고, 영어 공부 필요성의 깨달음을 얻기도.. ㅎㅎ

그 다음으로 갔던 곳은, 디지털 트윈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부스를 홍보하고 있던 유일한 부스, 유니티 부스였다. 유니티 코리아랑 유니티 프로그램을 통해서 디지털 트윈을 해주는 대행 업체인 다모아라는 곳에서 같이 운영하고 있는 부스였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말은 "유니티도 프로그램 라이센스로는 돈을 버는게 아니라, 거의 광고 수익으로 매출을 채운다" 라고 했던 것. 광고 수익이라는 게 굉장한 비즈니스 모델이긴 하구나...

나는 대학 재학 시절에, Anylogic 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캠퍼스 공간을 구현한 적이 있다. 어떻게 보면 디지털 트윈이었던 것. 시뮬레이션을 위한 것. 나는 그 때, 공간을 일일이 다 걸어서 가보고 사진 찍어서, 공간을 구현할 때 일일이 수작업으로 다 했다. 근데, 지금도 어느 정도는 그렇게 하는 것 같다는 대답을 들었다. 드론으로 쐐애애앵 해서 하면 가능은 한데, 돈이 많이 드는 거라고 함.

항만 관련된 디지털 트윈을 보여줄 때, "항만에 대한 지식이나 현장 근로자로부터 어떤 정보를 얻지 못 하면, 사실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는 건 어려울 수도 있다. 정보가 많으면 많을 수록 구체적이고 현실에 가깝게 디지털 트윈 구현이 가능한데, 인풋이 별로거나 인풋이 없으면 디지털 트윈은 어렵다" 고 함. 싱가포르의 디지털 트윈 영상을 보여주면서, 싱가포르 정부로부터 지리정보 같은 걸 받았다고 함. 아, 그리고 유니티로 애플 비전프로랑 메타퀘스트의 어플을 제작할 수 있다고 함.

유니티 코리아에는 여러 나라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고 함. 그래서 영어를 잘하면 좋다고 함. 근데 본인은 영어를 못 해서 아쉽다고 함.

해외 근무에 대해서 고민한다면, 여러 나라에 지사가 있는 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해서, 언어 공부도 같이 하다보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아무튼, 내가 관람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어서 이 정도로만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기분이 너무 좋았고 즐거웠다.

그리고 한 편으론, 아내랑 같이 이런 박람회에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다음 주에 둘이 시간이 생겨서, 아기는 어린이집에 가고나서 박람회에 가기로 함. ㅎㅎ

진로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은 본인이 희망하는 분야, 또는 약간의 관련만 있더라도, 박람회, 전시회에 한 번 가보는 건 굉장히 좋은 경험이라는~